제목이 거창하지만 연구까지는 아니고, 하림 치킨너겟 먹다가 치킨너겟 조각의 모양에 대해서 궁금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나 말고도 하림 치킨너겟 먹다가 너겟 모양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거나 종류가 궁금했던 사람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봤는데 친절한 자료를 못 찾아서 그냥 그냥 내가 최선을 다해 정리해본다. 하림 치킨너겟을 좋아한다면 관련 추가 정보도 읽어볼 수 있으니 끝까지 봐주시면 좋겠다.
여는 글
: 하림 치킨너겟 모양을 관찰하기 전에
하림에서 만드는 치킨은 크게 신선제품과 육가공제품으로 구분한다. 신선제품은 흔히 말하는 생닭류인데 요즘은 닭한마리용, 볶음탕용, 찜닭용 등 정말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육가공제품도 그 유명한 하림 용가리치킨부터 다양한 닭가슴살 제품까지 무려 60여 가지 종류가 생산 판매되고 있다. 그중에서 내가 지금 모양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제품은 하림 치킨너겟이라는 이름의 제품이다.
포장에 하림 치킨너겟이라고 적힌 제품은 내가 알기로 총 2가지. 이름은 똑같이 하림 치킨너겟인데 중량이 큰 제품만 뒤에 II(투)가 붙는다. 하림 치킨너겟, 하림 치킨너겟 II(투) 중량은 각각 480g, 1000g. 양이 많은 II(투) 제품을 자주 먹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갑자기 하림 굿초이스치킨너겟이라는 제품도 발견되어서 잠시 혼란을 겪다가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살펴보니 중량은 하림 치킨너겟 II(투)와 같은 1000g이더라. 그래서 그냥 가격만 보고 할인 크게 하는 것으로 사 먹는다.
서론
: 너겟이면 다 똑같겠지. 너겟 모양에 문제 있어?
내가 알던 치킨너겟은 늘 비슷한 크기와 비슷한 모양이었는데 아이들 반찬용으로 샀던 하림 치킨너겟 포장을 뜯었을 때 좀 웃기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프라이팬에 구워 먹으려고 적당히 덜어서 쏟았는데 여러 가지 서로 다른 모양의 너겟이 쏟아졌던 것이다. 모양이 다양하긴 했지만 무슨 모양인지 애매한 것들이 많아서 잠시 웃겼었는데 생각해보니 닭고기를 뭉쳐서 디테일이 살아있는 디자인을 하기에는 무리였을 것 같다.
혹시 하림에서 하림 치킨너겟 모양에 대한 소개를 해놓은 자료가 있을까 싶어서 찾아봤는데 아직 못 찾았다. 하림 홈페이지에 잠시 들어가서 살펴보기도 했는데 하림 마케팅팀에서도 치킨너겟 모양에 대해서는 고객들한테 어필하고 싶었는지 모양에 대한 언급은 하고 있는데 너무 소극적이고 구체적인 내용도 없어서 더 재미있었다. 뭔가 모양은 잔뜩 만들어서 치킨너겟을 찍어 놓고 정작 만든 사람들도 무슨 모양인지는 모르는 분위기.
본론
: 그래 이제 8가지 닭조각 모양을 보여주겠니?
하림 치킨너겟에는 총 8가지 모양의 치킨너겟이 들어있다. 하림 치킨너겟, 하림 치킨너겟 II(투), 하림 굿초이스치킨너겟 모두 똑같이 8가지 모양이 들어있고 비율은 랜덤인 것 같다. 서론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 하림 본사에서 공식적으로 8가지 치킨너겟 모양에 대해 정리해 놓은 자료는 없고 그냥 두루뭉술하게 8가지 모양이라고 홍보는 하고 있다. 답답해서 8가지 모양을 정리해보았다. 그럼 본격적으로 하림 치킨너겟의 8가지 모양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직 냉동상태의 하림 치킨너겟으로 관찰해보았다. 오~ 정말 재미있는 모양의 닭조각 8가지가 골고루 섞여 있다. 하림 굿초이스치킨너겟 홍보 자료에서 본 것처럼 별과 하트가 있는지 먼저 찾아보았다. 별은 보이는데 하트는 아무리 찾아도 없다. 아... 저것이 하트인가? 하트 비슷한 닭조각이 있긴 있다.
쏟아 놓고 8가지 닭조각을 하나씩 살펴보니 왜 하림 마케팅팀에서 자신 있게 소개하지 못했는지 그 마음이 이해되기도 했다. 모양이 다양한데 재미있지는 않고 별과 하트는 보이는데 나머지는 너무 추상적이라서 소개하기 애매했을 것 같다. 하림의 생닭이 피카소의 초기 작품이라면 하림 치킨너겟 8가지 닭조각은 피카소의 말년 추상화 작품이랄까? 그래도 가장 구체적으로 모양을 구분할 수 있는 조각부터 소개하겠다.
하림 치킨너겟 8가지 재미있는 모양 접사 모드
1. 별 :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별이다. 다행이다. 알아볼 수 있다.
2. 하트 : 하림에서는 하트라고 하지만... 심장이 없는 닭의 살로 만든 것일까?
3. 배? 보트? 배라고 생각하고 보면 배로 보인다. 계속 보면 해양경찰 쾌속선이 보인다.
4. 개? 버팔로? 허리가 긴 아가타? 머리 쪽부터 베어 물거나 가위로 자르면 너무 잔인하다.
5. 마름모... 정도로 설명을... 옆에서 훌라치던 친구가 다이아몬드라고 말했다. 그래 다이아 하자.
6. 닭다리? 물방울? 디자이너가 프로토스 유저? 리버나 캐리어? 알 수 없는 둥근 덩어리.
7. 화살표. 혹은 윈도우 마우스 커서. 잘 튀겨서 모니터에 옆에 붙여 놓으면 예쁠 것 같다.
8. 쐐기? 로케트? 아 모르겠다. 진취적인 기업의 비전을 담은 로케트라고 하자.
결론
: 하림은 아이들의 관찰력 창의력 상상력 향상을 위해 모든 닭조각을 애매하게 추상적으로 디자인했다.
위 사진은 연출되지 않은 하림 치킨너겟의 모습이다. 프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워 먹으면 가장 맛있지만 바쁘시거나 귀찮으시면 종이호일 위에 적당히 배치하고 에어프라이어 180도에 10분을 돌려 먹어도 참 맛있다. 6분 돌리고 뒤집어서 4분돌리면 양면 모두 잘 익지만 그냥 쌩으로 10분 돌려도 충분히 맛있다.
단, 종이호일 위에서 조리할 경우 기름이 잘 안 빠져서 눅눅해질 수 있다. 집안에 치킨너겟 향기 가득하고 케첩이 다 떨어졌다. 내일은 케첩도 사고 하림 치킨너겟도 또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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