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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에 갔다가 어느 건물 앞에서

카카오는 기업문화를 설명할 때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카카오 관련 뉴스를 자주 찾아보는 편입니다. 올해 봄에 재미있는 회사에 대한 기사를 하나 읽었었는데 오늘 판교를 지나다가 그 회사 앞을 지나갔습니다. 회사 이름은 카카오브레인인데요. 이름처럼 카카오의 브레인이 일하는 회사로 보입니다.


 

김일두 대표

부산에서 가수 김일두가 가장 멋지다면 판교에는 카카오브레인의 김일두가 돋보입니다. 제가 봄에 봤던 기사의 제목은 너무 나이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요. 당시에 대략 이런 제목의 기사가 여럿 보였습니다. 88년생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신임 대표... 혹은 88년생 팀장이 입사 10년 만에 대표로 선임... 파격 어쩌고 저쩌고. 다들 88년생의 젊은 대표에 집중하고 있었지요.

 

김일두 대표는 10년 전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하여 카카오브레인 딥러닝 알고리즘 연구팀장을 맡아 일하던 중 대표로 선임되었습니다. 아직 젊은데 계속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발전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카카오브레인이라는 회사는 대표 자리에 있어도 왠지 마음껏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는 회사라서 사람과 기업이 서로 믿으니까 선임하고 긍정적으로 응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그냥 제 개인적 생각이에요. 

 


 

카카오브레인

카카오브레인은 카카오라는 큰 기업의 AI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자회사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카카오 이름 붙인 개발업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자세히 알아보니 카카오의 핵심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엄청난 곳이었네요. 브레인이라는 기업명 때문에 연구소 같은 느낌이 강했는데 실제로 하는 일을 보면 필요한 AI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우리의 일상과 매우 밀접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검색해보니 우리에게 필요한 AI 기술만 개발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어요. 우리에게 필요없는 AI 기술도 마음껏 연구하고 개발하고 게다가 그것을 공개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아주 개방적이면서도 개멋있는 개발자들이 있었습니다. 라임이 좋아서 개를 붙였는데요, 진짜 개멋있는 활동을 통해 그들의 브레인에 있는 지식이 브레인의 주름 사이에 머물도록 놔두지 않고 계속 후벼파고 꺼내서 섞고 갈아서 발효시키고 있었습니다.  

 


 

카카오브레인의 연구 분야

 

 

브레인 클라우드 (Brain Cloud)

클라우드인데 브레인이 앞에 붙었습니다. 이것은 딥러닝 연구를 위한 다양한 자원과 환경 제공을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이라고 하는데요. GPU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연구자의 클라우드 사용 편의성, 연구 속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능을 개발한다고 합니다. 브레인과 브레인을 바닥에 깔고 피자 고정 핀으로 끝없이 연결해서 확장하는 느낌의 사업분야 같습니다. 다 익으면 먹어보고 싶은 클라우드네요. 

 

메타러닝 (Meta Learning)
엠씨메타는 연결고리를 말하고 카카오브레인의 메타러닝은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요? 누구나 하는 기계학습이론이 아닐 것 같은 기대를 해봅니다. 카카오브레인에서는 자동화 인공지능 학습 제어, 즉 AutoML을 중점적으로 연구한다고 하는데요. 메타러닝이라는 것이 참 끝이 보이지 않는 분야 같아서 88년 대표가 88세가 될 때까지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방치하는 기업 카카오브레인이면 좋겠습니다.

 

영상 (Vision)
영상 분야까지 다루고 연구할 여유가 있다는 사실이 정말 멋진데요. 다함께 영상도 한다는 것인지 누군가 담당자 1명이 독방에서 신나게 머물고 있는 것인지 카카오브레인 내부 이미지를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이미지 속 대상을 찾고 그것의 행동까지 인식하는 기술, 그리고 멀티모달 데이터의 의미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연구한다고 하니, 카카오브레인의 연구 결과를 조금이라도 현실 속으로 가져와 줄, 혹은 커피 마시며 떠들면서라도 재미있고 말도 안 되는 상상을 같이 해 줄 제품 기획자가 곁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음성 (Voice)

최근에 탔던 택시 기사님은 음성 인식에 대한 열망이 넘쳤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이름을 열심히 외쳤지만 기사님의 음성은 부정확했고 결국 저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제가 사는 아파트 이름을 수십번 외치는 기사님을 말리고 있었지요. 결국 음성은 텍스트가 되지 못했고 손가락으로 텍스트를 입력할 기회도 없이 교통 표지판과 기사님의 운전 감각, 그리고 저의 요구사항 음성이 담긴 뒷좌석 네비게이션 동작으로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제발 고품질의 연구 결과와 상용화가 빠른 미래에 나타나길 바라며, 예상할 수 없는 비정상적 음성 인식 테스트가 필요하시면 저를 불러주시면 됩니다.

 

자연어처리(NLP)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야이긴 합니다. 특히 대한민국과 한글이라는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카페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강력하게 적용되어 있습니다. 건너 테이블의 중학생들이 선생님과 부모를 비하하며 웃고 떠들고 있는데요. 인간인 저도 그들의 자연어 처리를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방향의 건너 테이블에서는 어르신 두 분이 정치적 견해의 차이로 인한 오해를 풀고 계시는데요. 아주 쉬운 주제의 대화이지만 심층적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아무튼 자연어처리 연구의 목표는 사람의 언어가 되겠지만 사람의 언어가 아닌 언어 구사가 너무 많아서 큰일입니다. 일단 카카오브레인에서 사람의 언어라는 연구 목표를 잠시 보류하시고 분야를 다양화하더라도 아주 구체적으로 쪼개고 분리해서 유재석 언어 처리, 중학생 언어 처리, 아나운서 언어처리, 취업준비생 언어처리 등 각자의 개성에 맞는 카테고리를 만들고 사람이 자신의 언어와 상관없이 적용하고 싶은 자연어를 선택한 후 오히려 그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아이들 밥 챙기러 이만 카페를 떠나보겠습니다.


1부 끝

 

헛소리만 쓰다가 끝났는데요. 결론은 카카오브레인이 있는 판교에 갔다가 브레인들이 일하는 건물 앞을 지나갔으며 그 건물 앞에서 잠히 머물며 생각한 것은 이 건물의 소사 혹은 더 좁혀서 카카오브레인의 다양한 연구 업무 외 브레인의 가동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온갖 부수적인 일을 원천적으로 처리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아무튼 내일 이어질 주제는 카카오브레인의 인재 영입과 나의 미래입니다. AI는 아름다운 인간의 약자가 아니겠습니까? 기대해 주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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