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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에 도착해서 SK렌터카 셔틀버스를 타고 SK렌터카 제주지점으로 갔다. 제주에 가면 늘 SK렌터카를 이용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고 SKT 멤버십 할인 혜택이 있던 시절부터 버릇처럼 자리 잡은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아주 깔끔한 절차로 차량 수령 후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었다.

 

술자리에서 누군가 이야기했던 것을 메모했었다.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배가 출출하면 일단 신설오름으로 가서 몸국을 시키라고... 제주 몸국이 도대체 어떤 토속음식인지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였지만, 그 말을 했던 사람을 신뢰했기 때문에 네비에 신설오름을 찍고 무작정 그곳으로 갔다.

 

제주 토속음식점 신설오름 간판

제주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제주 토속음식점 신설오름이 있었다. 주차장이 따로 있는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분들이 식당 앞 도로에 주차하길래 나도 빈자리를 찾아서 주차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평일에는 도로에 주차해도 문제는 없다고 했는데,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단속이 심한 것 같았다.

 

신설오름 식당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니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 한맥의 모델인 이병헌 님이 나를 반겨주었다. 날씨가 더워서 한맥을 당장 들이키고 싶었지만 운전 때문에 겨우 참았다. 그렇다면 메뉴판을 보자. 몸국이 가장 위에 보인다. 몸국이란 무엇인가? 몸으로 만든 것인가? 몸에 좋다는 것인가? 몸국과 몸국수의 차이는 또 무엇일까?

 

제주 신설오름 메뉴판. 몸국이 가장 기본 메뉴인 것 같다.

몸국과 몸국수 중 선택에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메뉴판 가장 위에 있는 몸국을 적당히 나눠서 먹을 수 있도록 이인분 시키고 메뉴 설명과 사진을 봐도 이끌림이 없을 사람들을 위해 그냥 고기국수도 주문했다. 나는 몸국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몸은 제주 방언으로 모자반을 뜻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모자반은 또 무엇인가?

 

모자반은 갈조식물 중 모자반목 모자반과의 바닷말이라고 사전적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아, 어렵다. 그래서 두산백과 검색 결과 링크로 설명을 대신한다. 몸은 갈조식물이다. 나는 이번 제주여행의 첫 끼를 정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갈조식물로 끓인 국을 먹어볼 것이다. 맛있었으면 좋겠다. 맛이 없더라도 맛있게 먹을 것이다.

 

 

모자반

갈조식물 모자반목 모자반과의 바닷말. 조간대 하부에서 자란다. 흔히 모자반과에 속하는 대형 갈조류를 통칭하는 말로도 쓰인다. 몸은 외견상 뿌리 ·줄기 ·잎의 구분이 뚜렷하고, 뿌리는 가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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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미역도 아니고 다시마나 톳과도 다른 모자반으로 만든 국과 국수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 몸국과 몸국수! 비주얼과 향기... 모두 강력한 해조류 음식이다. 평소 해조류를 부담 없이 먹는 편이라서 나는 괜찮았는데 혹시 해조류를 싫어하거나 즐겨 먹지 않는 분이라면 다른 메뉴를 시켜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제주공항에서 이곳 신설오름까지 오셨는데 김치찌개나 햄버거를 시킬 수는 없으니, 제주에 왔으니 제주 토속음식 맛 좀 보자~ 하는 생각으로 한 번은 먹어볼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인 것 같다. 음식이 상 위에 차려질 때 고춧가루 같은 것도 함께 주시는데 조금씩 뿌려먹으니 훨씬 맛있었다. 약간 느끼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잡아주는 기분이었다.

 

몸국의 화려한 자태

몸국의 화려한 자태를 보라. 각자 앞접시에 몸국을 한 국자씩 떠서 밥을 살짝 말아먹으니 든든한 보약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 맛을 설명하기는 참 어려운데, 들깨미역국 향기가 나면서 모자반의 식감 때문인지 추어탕 혹은 시래기국 느낌도 있었다. 나는 첫 경험을 즐기며 조금씩 맛을 음미하며 먹어봤는데 결론은 참 구수하고 맛있었다.

 

몸국에 밥을 살짝 말아서 고춧가루를 뿌려 먹으니 좋구나.

앞에 언급했던 것처럼 몸국과 함께 제공되는 고춧가루를 뿌리면 국물맛이 아주 풍성해졌다. 아무런 첨가 없이 그대로 먹기 좋아할 분도 계시겠지만 몸국을 처음 드시는 분 중 어딘가 느끼하다고 느끼며 살짝 불편하셨던 분도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고춧가루 뿌리기 추천! 순댓국에 다대기 넣는다고 보시면 되겠다.

고기국수는 그냥 고기국수였다. 아주 그냥.

어린아이들은 몸국이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고기국수를 시켰는데, 고기국수는 그냥 일반 고기국수. 아주 그냥 일반 고기국수로 보시면 되겠다. 역시 제주에서 고기국수는 무조건 사람들이 많이 줄 서서 먹는 고기국수를 먹어야 만족할 것 같다. 몸국이 메인이라서 고기국수까지 맛있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돼지비계가 굵고 질긴 점 빼고는 평범한 고기국수!

 

어... 다 먹었네.

위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몸국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게도 은근 당기는 구석이 있어서 금세 몸국 냄비가 싹 비워지고 있었다. 술 좋아하는 분들께는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든든한 해장국이 되겠구나. 음식 양은 몸국 2인분이 딱 성인 2인분이 되겠다. 3명이 가서 몸국 2인분 시키고 나눠 먹으면서 다른 메뉴 하나 곁들이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신설오름을 떠나며 간판 한 장 찰칵 다시 찍어본다.

 

 

[제주 몸국 전문점 신설오름 이용 TIP]

1) 몸국 몸국수 하나씩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2) 예상보다 아주 평범한 맛일 수 있으니 너무 환상을 품지는 마세요.

3) 주차 문제가 걱정되시면 꼭 미리 전화해서 확인 후 방문하시길 권장해요.

 

제주도 4박 5일 가족여행 1일 차 신설오름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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