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이상하게 연천에 갈 일이 자주 생기는 편이다. 오래전에 연천여행 정말 즐겁고 행복한 기분으로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 기억 덕분에 연천은 여행이 아니더라도 갈 때마다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날씨도 별 상관이 없더라. 폭우가 쏟아져도 연천은 아름답고 찜통 같은 무더위 속에서도 연천은 매력적이다. 특히 겨울의 연천 여행은 특유의 쓸쓸함과 고독함을 품은 풍경으로 나를 맞이한다.
사무실 사람들에게 연천 이야기를 가끔 했었는데 누군가 황해식당 황해냉면도 드셔 보셨겠네요 묻는다. 황해식당이 어디지? 나는 한 번도 못 가본 식당 이름인데... 연천을 자주 갔다고는 하지만 주상절리나 재인폭포 같은 명소가 좋았던 것이고 사실 연천 맛집 탐방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특별히 미식가도 아니라서 운전하다가 보이는 아무 식당에서 먹어도 적당히 괜찮았고 따로 맛집을 검색해서 가지는 않았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변에서 추천했던 황해식당을 찍고 다녀와보았다. 가게 이름은 황해식당. 메인 메뉴는 황해냉면이었다. 메뉴판을 보니 수육이 가장 위에 배치되어 있었는데 가격은 15,000원. 물냉면은 7,000원, 비빔냉면은 8,000원, 곱빼기도 있었는데 9,000원에 사리만 따로 시키면 2,000원 등 다양한 옵션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식사 메뉴 가장 아래에는 메밀꿩찐만두가 있었는데 6,000원이었다.
그날은 4명이 갔는데 물냉면 3개에 비빔냉면 곱배기 1개, 그리고 사리와 메밀꿩찐만두 각 하나씩 추가해서 주문을 해보았다. 기본적으로 주전자에 구수하고 따뜻한 메밀육수를 내어주셨고 비빔냉면에는 따로 시원한 육수가 나왔는데 정확히 어떤 재료의 육수인지 감이 오지 않아서 여쭤보려다가 깜빡 잊어서 결국 마시긴 마셨는데 어떤 육수인지 아직 궁금한 상태로 살고 있다. 전화해서 물어볼까?
사리를 추가하면 위의 사진처럼 잘 삶은 메밀사리가 두 덩어리 정도 나오는데 곱빼기도 시키고 사리도 시켜서 먹어보니 많이 먹고 싶은 분은 곱빼기가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곱빼기는 처음부터 샥샥 비비니 조화가 이루어졌는데 추가된 사리는 우리가 음식을 먹는 시간 동안 사리도 우리를 기다리면서 서서히 들러붙는다고나 할까? 아무튼 최적의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변한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나는 너무 배가 고파서 비빔 곱배기를 금방 다 먹어버렸는데, 물냉면을 시킨 세 사람은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대부분 반 정도 먹고 남은 냉면을 먹기 힘들어하고 있었다. 연천에서 아주 유명하다는 황해식당의 황해냉면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인 물냉면을 먹는데 왜 이렇게 맛있게 먹지 못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내가 거들어보았다. 음... 결론은 사람들이 너무 기대를 하면 그 어떤 것도 만족할 수 없는 것 같다.
연천맛집 황해식당! 핵심 메뉴를 모두 먹어본 느낌을 말하려니 약간 조심스럽다. 일단 내가 냉알못이고 특히 평양냉면이나 메밀의 참맛을 다루는 미식 세계는 아직도 너무 어려워서 잘 모르겠다. 메밀의 참맛을 느끼고 끊어짐의 묘미를 즐기는 분들은 대부분 만족하실 것 같다. 하지만 연인끼리 가족끼리 그냥 연천 여행하던 중에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간다면 예상 밖의 허전함을 느끼다가 다들 맛있다고 하던데 우리는 왜 그런 느낌이 없을까 의문을 품고 나올 가능성이 높겠다.
개인적 감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일부러 찾아가서 줄 서서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추가적으로 같은 시간에 같이 먹은 사람들 중 연세가 좀 있으신 테이블과 남자들만 온 테이블은 싹싹 다 비우셨지만, 남여 커플 한 팀은 물/비빔/만두 3개 시켜서 물냉면을 남겼고, 젊은 여자 세 분은 물/물/비/만 시켜서 물/물/비/만두를 골고루 남겼다. 그리고 이번 여름에 연천 여행을 하더라도 위생 문제에 민감하신 분들은 황해식당 방문 자체를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위생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비위생적이거나 음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절대로 아니다. 단지 참고사항으로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식당 구조부터 설명해야 한다. 황해식당은 테이블석과 좌식룸으로 구분되는데 입구부터 식당 안쪽까지 전체적으로 온갖 비품과 사장님의 물건들이 쌓여 있는 편인데 사람에 따라서 아주 거슬릴 수도 있다. 그런데 테이블석은 괜찮았는데 우리가 먹었던 좌식룸에서는 어디선가 검고 다리가 많은 작은 벌레가 기어 나온다.
일행이 보면 기겁하고 뛰쳐나갈까 봐 조심스레 내가 계속 휴지로 잡아서 버렸는데, 우리가 식사하는 30분 남짓 시간 동안 3마리를 잡아서 버렸으니 우연히 발견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계산하고 나가면서 사장님께 방에 계속 벌레가 기어 나와요 말씀드렸더니 사장님께서 너무 죄송하다고 하면서 이번 여름에 건물 벽과 바닥 쪽에서 그런 것이 보여서 박멸을 위해 노력 중인데 완벽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래서 최종 결론은 이렇다. 연천까지 가서 먹기에는 실망스러운 맛과 온도와 환경. 연천 여행하다가 가신다면 사랑하는 연인끼리는 갔다가 맛이나 환경에 대한 민감한 속삭임이 오갈 수 있음. 메밀면과 냉면 마니아들은 꼭 한 번 들러서 먹는다는 황해냉면이지만 여러 가지 사연으로 모두에게 대만족을 결코 줄 수 없겠군요. 세상에는 저처럼 냉알못도 많잖아요. 그들을 위한 참고자료가 되면 좋겠네요.
물냉면 : 흠... 잘 모르겠어요.
비빔냉면 : 저는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소스가 개성이 강하고 깔끔한 맛은 아님.
사리추가 : 그냥 곱빼기 시키는 게 좋을 것 같음.
메밀꿩찐만두 : 맛있게 먹었어요. 식감이 다소 축축할 수 있어서 까다로운 분은 별로라고 할 수도.
위생 문제 : 가게 안에 쌓인 물건들 좀 깔끔하게 정리해주시고, 좌식룸에 벌레 문제 해결하면 좋겠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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