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에서 처음 봤을 때 샀어야 했는데... 11번가에서 봤을 때 무조건 구매 버튼을 눌렀어야 했는데... 롱토미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리무진이 대한민국에 있을 때 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지난 3월, 큰 아이의 생일이 다가왔었죠. 어떤 선물이 갖고 싶냐고 물었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토미카 리무진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미카를 너무 좋아하는 큰 아이는 홈플러스에 갈 때마다 토미카 진열대에 앞에서 구경하고 가끔 한 대씩 멋진 토미카를 사달라고 말했었지요.
날렵한 스포츠카를 좋아하다가, 귀여운 승용차를 좋아하다가, 소방차나 경찰차를 좋아하다가, 언젠가부터 중장비 롱토미카를 사랑하기 시작한 큰 아이. 일반 토미카는 4,900원인데 롱토미카는 8,900원으로 가격이 차이가 많이 났지만 롱토미카만의 매력 앞에 아이는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용돈을 모으고 일반 토미카 2대 살 돈으로 롱토미카를 사고 가지고 놀면서 너무 행복한 표정을 지었죠.
그런데 바로 이 녀석, 롱토미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리무진을 만났던 날은 도대체 왜 그랬는지 사준다고 해도 나중에 사겠다며 젖소를 가득 싣고 달리는 소배달 자동차를 구입했습니다. 저도 소배달 자동차에서 소가 분리된다는 말에 토미카를 샀는데 소까지 덤으로 따라오니 그게 더 좋아 보였습니다. 그날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정말 신기하면서도 어이없으며 황당하게도 바로 그 날 이후로 새하얗고 길게 누워있던 리무진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santoslimousine.com/our-fleet/stretch-suvs/cadillac-escalade-esv
실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리무진이 얼마나 멋진 자동차인지 궁금하세요? 위의 링크로 가셔서 구경해보세요. 정말 길고 아름답고 멋집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일반 도로에서 과연 우회전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되네요. 길어도 너무 깁니다.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가 웨딩카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 차량을 선택했다면 공항까지 갈 수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다시 토미카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그 후로 대한민국에서 롱토미카 136 차량은 사라졌습니다. 이유는 정말 모르겠어요. 제가 아는 모든 홈플러스와 장난감 매장에서 품절이었습니다. 기다리면 입고되려나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세월은 자꾸 흐르고 아이는 자꾸 크고 있었지요. 이러다가 토미카 입고보다 내 아이 군입대가 더 빠를까봐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올해 3월, 아이가 생일 선물로 롱토미카 136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리무진을 지목하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 8,900원에 판매되던 리무진은 그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었습니다. 네이버쇼핑, 11번가, G마켓, 옥션 등 온라인 매장도 며칠이나 헤매고 찾아다녔지만 소용없었어요. 결국 일본에서 직구하는 방법밖에 없더군요. 가격은 무려 3배였지만 아이는 반드시 이 토미카를 가지고 싶다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인생 첫 해외직구 구매를 진행하게 되었네요.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배송 시작이 안되는 거예요.
애타게 기다리던 중 지난주에 배송정보에 뭔가 뜨더니 조금씩 우리 집으로 리무진이 달려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는 매일 대문 밖에 택배 왔나 보러 나가고 저는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말하고 그렇게 일주일 정도 지나서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왔다 왔어! 그 귀한 이름 다시 한번 불러보자! 해외직구 롱토미카 136번!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리무진! 차도 긴데 이름도 길고 긴 롱토미카 136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리무진~ 반갑구나.
그렇게 힘들게 만나게 된 롱토미카 캐딜락 리무진을 보고 아이가 너무 기뻐했습니다. 저도 기뻤습니다. 제발 이번 토미카는 오래 가지고 놀면 좋겠네요. 금세 질려서 다른 토미카 사고 싶다고 말하기만 해 봐라! 당분간 토미카 선물은 금지하기로 해야겠어요.
갑자기 또 걱정이 하나 생기는데요. 이번 주말에 홈플러스 가야 하는데... 갔는데... 8,900원짜리 롱토미카 캐딜락 리무진이 떡하니 진열되어 있으면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왜 품절이었고 입고가 되지 않는지 모르겠지만 기왕 비싸게 구입했으니 아이가 더 클 때까지 제 눈에 토미카가 들어가기 전까지 이 녀석은 계속 품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기다리는 분들이 계실 테니 입고되더라도 제 눈에만, 제 아이 눈에만 안 보이면 좋겠습니다로 바꿀게요.
참고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리무진이라는 차량은 미국 자동차 극대주의 디자인의 대표적 예로, 스무 명 이상이 탑승해서 차량 내 살롱에서 담소를 나누던 패싸움을 하던 여유가 넘치는 넉넉한 공간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차 안에 있는 인테리어와 가구만 뜯어서 당근마켓에 팔아도 국산 자동차 한 대 뽑고도 남겠군요.
이상, 품절사태로 결국 일본 직구로 장만한 롱토미카 136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리무진 사연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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