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연휴에 양산 통도사에 다녀왔습니다. 명절 바로 다음날인 13일 토요일, 나름 일찍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차가 막혀서 통도사에 사람 너무 많을까봐 걱정했지만 제가 도착했을 때는 여유로운 편이었습니다. 조용히 통도사를 둘러보며 새해에 꼭 지키고 싶은 것들을 떠올리며 꼭 실행하리라 다짐하고 각오했습니다.
오전 11시 정도가 되어 슬슬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슬슬 사람들이 많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차장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여도 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졌습니다. 일찍 출발해서 여유롭게 잘 둘러보고 통도사를 떠나게 되어 참 다행이었네요.
그런데 아침도 안먹고 나와서 배가 고팠는데 문득 떠오르는 식당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바로 '동심'이라는 식당인데 홍합밥과 치자밥이라는 평소에 쉽게 먹을 수 없는 특별한 음식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저는 처음 가봤는데 가끔 일 때문에 울산쪽으로 출장을 나오는 지인이 추천했던 집이라서 급히 차를 돌려서 통도사 동심을 검색해서 찾아갔습니다.
위치는 통도사 입구 바로 근처에 있어서 양산 통도사 방문객이나 데이트 코스로 통도사를 선택한 연인이라면 맛보고 가시는 것도 좋겠네요. 블로그 리뷰나 지인들 말을 들어보니 메인 메뉴인 홍합밥은 홍합과 함께 톳이 들어 있는데 강한 향기 때문에 호불호가 확실히 갈린다고 하더라고요. 먹고 나서 느낀 점은 해산물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강한 비추입니다.
그리고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도 비추가 맞겠네요. 그래도 1인 14,000원에 통도사 다녀와서 기분도 좋을 때 방문하신다면 '아, 오랜만에 참 특별한 음식 먹어본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 갑자기 그때 그 홍합밥 먹고 싶네... 하며 떠오를 수 있는 귀한 음식은 분명했습니다. 메뉴명은 홍합톳밥으로 바꿔야 할 정도로 톳의 존재감이 강했어요.
드디어 제가 통도사 동심 홍합밥을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홍합밥과 함께 메뉴판에는 없지만 맛있다고 추천 받았던 홍합부추전도 사이드로 주문했습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살펴봤는데 나무로 지어진 집이라서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었고 사장님이 식물을 사랑하시는지 여기저기 예쁜 화분이 많았습니다.
제가 앉았던 자리는 온돌방에 창가 자리였는데 햇살이 잘 드는 창가에 화분들이 참 예쁘고 탐스러워서 한참 바라보았네요. 그러는 사이 기본 반찬을 가져오셨는데 아주 정갈하고 먹음직스러운,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반찬이 많아서 메인 메뉴 홍합밥이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홍합밥이 나왔습니다. 특이한 점은 미리 만들어 놓은 밥이 아니고 주문이 들어가면 작은 돌솥에 바로 지은 밥을 퍼주시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홍합 크기는 제가 사진에서 봤던 것보다 작았지만 향기는 예상보다 엄청 강해서, 해산물 좋아하는 저는 홍합향에 기분이 매우 좋아졌어요. 그리고 나중에 그 돌솥에서 끓인 누룽지도 후식으로 나왔습니다.
부추와 양념장이 섞여서 나오는데 양념장은 아주 은은하게 간을 해주는 정도였어요. 아무래도 톳과 홍합이 섞인 돌솥밥이니 밥에 충분히 간이 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부추 양념장을 밥 위에 살짝 얹어서 사진 한 장 찍고 살살 비벼서 먹으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아, 반찬 중에 정말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는데 연근인데 유자와 만난 연근이었어요. 별다른 양념 없이 새하얀 연근에 유자를 넣은 것 같은데 정확한 레시피를 알 수 있다면 집에서 꼭 해먹어 보고 싶을 정도로 향긋한 별미였습니다. 그리고 식사 할 때 나온 된장도 좋았어요. 너무 뜨거워서 제 입천장이 화들짝 놀라긴 했지만요.
기타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통도사 동심
양산시 하북면 신평강변로 54
가게 전화번호 : 055-382-2535
홍합밥 치자밥 홍합부추전
가게 앞 마당에 주차가 가능하지만 4-5대 정도가 최대인 것 같아요. 14,000원은 1인분 가격인데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합니다. 혼자 가서 1인분 시키거나 둘이 가서 홍합밥 치자밥 1인분씩 주문은 안되는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아서 전화로 꼭 문의해보시면 좋겠네요.
이상 양산 통도사 맛집으로 유명한 동심 홍합밥 방문 후기였습니다. 최종 정리하면 양산 통도사 여행 계획이 있는 분 중에서 해산물 향기 가득한 특별한 식사를 원하시는 분께는 추천! 부모님과 함께 여유로우면서도 특별한 식사가 필요하신 분들께도 추천!
가성비가 중요하다면 절대 비추천! 해산물 싫어하시면 무조건 비추천! 절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설마 그러시지 않겠지만 소개팅 장소로는 초강력 비추천... 단, 홍합 향기에 취해 부추가루 흩날리며 우리의 사랑을 시작해볼까 라고 생각하는 선남선녀가 있다면 통도사 동심에서 홍합밥 비비며 홍합커플이 되시는 것이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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