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K를 보다가
최근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라는 SBS 음악 프로그램의 반응이 뜨겁다. 흔한 K-POP 열풍 분석 같은 내용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기록하고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이야기까지 담으려는 노력이 보이는 정성 가득한 프로그램으로 느껴진다. 음악이라는 것이 개인 취향에 따라 평가나 가치가 다르겠지만 아티스트의 매력과 실력, 그리고 결과물 외에도 어떤 기획이나 시대적 흐름에 의해 큰 성과를 이루고 사람들에게 의미를 주었는지 소개하려는 모습이 정말 멋지고 꼭 필요했던 가치있는 작업물 같다.
추억의 음악 콘텐츠
어렸을 때는 일간지의 문화면이나 핫뮤직, GMV, 오이뮤직, 프라우드 같은 음악 잡지, 그리고 MTV나 Channel [V] 등 외국 음악방송을 보면서 새로운 음악을 접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객관적인 음악 정보가 홍보성 페이지에 밀리는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특히 일부 일간지 기자들은 보도자료 짜집기나 외국 매체 핵심 문장 번역해서 쓰는 느낌이 강했는데 아마도 내가 써줄까 말까 써줄까 말까 식으로 밀당 꼰대짓이나 뒷거래를 일삼던 시절이라서 그런 것 같다. 아무튼 지금은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가 들려줄 엄청난 이야기와 감동을 기대하며 오직 내 기준의 음악 정보를 남겨 본다.
나에게 좋은 음악을 추천해주는 고마운 사람과 채널
1. 김밥레코즈 Gimbab Records
국내 최고 레코드샵이라고 소개하고 싶은 김밥레코즈. 국내 인디부터 전세계 구석구석 월드뮤직까지 쉬지 않고 듣고 쓰고 소개하는 곳. 주로 인스타그램 김밥레코즈 공식 계정을 통해 활발히 새앨범과 트렌드를 소개하고 작지만 강한 김밥레코즈 매장 내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유튜브 라이브로 방송하기도 함. 김밥레코즈의 모든 활동에서 사장님의 열정이 느껴지고 가끔 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보면 특가 상품을 가게 앞 베란다에 직접 꺼내 놓으시는데 상자 하나 앨범 한장 다루는 모습에서 음악에 대한 애정이 쏟아짐. 사장님의 반려묘 이름이 김밥이라는 말이 있던데 아직 나는 그 고양이를 직접 만난 적은 없음. 사장님의 외모 때문에 간다는 친구도 있는데 언론에 소개되는 사진들을 보면 각도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것 같고 나는 가끔 Car Seat Headrest 보컬 실루엣이 떠오르기도 함.
김밥레코즈
2. 포크라노스 POCLANOS
국내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지금 바로 포크라노스 POCLANOS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블로그도 즐겨찾기 하면 좋겠다. 디지털 음악 유통사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가장 최신 새롭고 신선한 국내 인디뮤지션의 음악을 빠르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좋은 점은 뮤직비디오의 소개가 빠르다는 것인데 다 귀찮은 분은 포크라노스 페이스북 좋아요만 해놓아도 출퇴근 시간에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선물이 계속 도착한다. 아쉬운 점은 대안을 제시할 수는 없으나 포크라노스라는 이름이 좀 난해해서 바로 친해지기에 거리감이 있었다.
포크라노스 홈페이지 : poclanos.compoclanos.com/
포크라노스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poclanos
포크라노스 유튜브 : www.youtube.com/channel/UCNS7BQ7gEJxTbEDsffsGqkg
3. 이대화 평론가 IZM
꾸준히 객관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중음악평론가로 생각된다. 음악 커뮤니티/웹진 이즘(IZM)의 대표 필진이자 운영자로 대한민국 최초 EDM 역사서 BACK TO THE HOUSE 저자로 EDM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지만 대중가요부터 인디뮤직까지 다양한 장르를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한다.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가끔씩 내가 요즘 들은 음악, 연말에는 내가 올해 가장 많이 들었던 음악 같은 형태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여주는데 나는 일단 이대화 님이 소개한 음악은 다 들어보고 거기서 가지치기 하면서 더 많은 음악으로 확장하면서 감상하는 과정이 참 좋았다. 아주 예전부터 앨범을 구입하면 들어있던 해설지로 이름을 접해던 분이라서 나이가 아주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젊으신 듯. 하지만 개인 채널에서는 음악 소개하는 일이 자주 없는 것 같아서 간단히 소감과 링크만 올려주시더라도 좀 더 자주 추천 음악을 보여주면 좋겠다.
이대화 페이스북 : www.facebook.com/daehwa.lee.12
오래전부터 활동하고 있는 이즘(IZM) : http://www.izm.co.kr/
4. 박정용 홍대 벨로주
음반, 공연, 문화, 축제, 서적 등 음악에 대한 넓고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클럽 대표 혹은 공연 기획자 입장에서 매우 현실적인 고민과 문제를 말하고 해결방법을 찾고 싶어하는 노력에 응원하는 마음을 보내고 싶다. 여러 매체를 통해 공식적으로 소개해주는 음악도 좋지만 박정용 님 역시 개인 SNS 채널에서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써주는 음악 이야기가 매우 유익하다. 이런 분이 임대료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공연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도 새로운 경험을 맛보게 될텐데... 어서 코로나가 사라지고 벨로주에는 빈 자리가 없어지면 좋겠다. 벨로주, 박정용. 두 이름을 올해는 더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벨로주 페이스북 : www.facebook.com/cafeveloso/
5. 이봉수 비트볼뮤직
이봉수나 돌코라는 이름은 모르더라도, 음악 좀 듣는 사람이라면 집에 비트볼뮤직에서 발매된 앨범은 무조건 1장은 있다는 말이 있다. 비트볼뮤직 대표이자 만담꾼이라고 소문은 들었지만 실제 만담을 들어본 적은 없어서 아쉽다. 대신 우연히 알게된 Bongsoo Lee 페이스북에 쓰시는 글만 봐도 나도 모르게 웃고 있을 때가 있으니 참 재미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봉수 님은 메인 글보다 사람들과 주고받는 댓글이 더 웃길 때가 많은 것 같다. 아무튼 이봉수 님이 근무 중인 비트볼뮤직은 음원 심폐소생기 혹은 전기충격기 같은 업적을 쌓고 계시는데 말 그대로 정말 사리질 위기에 처한 음악을 목숨걸고 발굴하여 살려내시는데 그러한 모든 결과물을 내 돈주고 사서 듣지 못하여 안타깝다. 내가 돈을 벌게 되면 비트볼뮤직 앨범 모두 다 사서 모시고 싶다. 일단 그럴 여력은 되지 않으니 오늘부터 기도하겠다. 비트볼뮤직에서 저작권을 가진 곡들이 당장 오늘부터 광고음악 드라마음악으로 쓰이고 JYP, SM, YG 등 영어로 된 회사 소속 아이돌이 리메이크하면 좋겠다.
6. 배순탁 BSIDE
음악, 게임, 유럽축구, 코믹스, 원피스 등 다방면의 전문가로 유명한 것 같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메인 작가로 활동 중인데 그것만 해도 바쁘실텐데 다른 분야의 일도 쉬지 않고 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가장 규칙적으로 배순탁 님의 추천 음악을 듣는 것은 시사매거진 시사인에 연재 중인 음란서생 코너를 통해서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감사하고 소중하게 읽고 듣고 행복해 하고 있다.
나중에 EPL 깜짝 해설가로 직접 출연해도 멋질 것 같고, 특히 시간만 되시면 게임 유튜브 채널 만들어서 혼자 게임하는 모습 실시간 방송해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본인의 이름 석자를 딱 걸고 라디오 고정 프로그램까지 맡았다는 뉴스를 보니 음악만 신경쓰기도 정신없을 듯. 말이 길었는데 배순탁의 BSIDE 방송만 매일 들어도 새로운 음악, 숨겨진 음악, 몰랐던 음악, 잊었던 음악 골고루 잘 들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가끔 페북에서 진상 손님들과 싸우는 모습도 참 흥미롭다.
7. Jigsaw Records
Indie Pages라는 이름에서 Jigsaw records로 이름 바뀐 후 자주 가지 않지만 인디팝이나 Lo-Fi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필수 방문 웹서핑 코스 중 하나.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새로운 밴드와 뮤지션의 음악을 수시로 접할 수 있고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다양한 음반과 굿즈도 구매 가능하다.
Jigsaw Records 홈페이지 jigsaw-records.com/
8. 김작가
자유로운 영혼. 진짜 이름이 작가일까?
결혼과 취직 후 활동이 뜸해지신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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