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프로야구 경기도 없고 오랜만에 개인 기록 순위나 구경했는데 재미있네. 프로야구 중계할 때 해설자들도 이야기하고 야구 뉴스에서도 자주 나오지만 늘 어려웠던 것이 WHIP, OPS, WAR 등 이름만 봐도 생각이 복잡해지는 상세 기록들인데 나처럼 모르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서 정리해보았다.
정리하는 김에 2021년 5월 26일 현재 개인 타이틀 순위도 함께 살펴보겠다. 너무 뻔한 이야기 해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양해 부탁드립니다 :)
[다승]
승이 많으면 다승왕이다. 잘 던지고도 패가 될 수 있고 대충 던져도 승이 될 수 있다. 갑자기 몸도 풀지 않고 나와서 공 하나 던지고도 승이 될 수 있지만 원태인처럼 계속 던지면 다승왕이 될 수 있다. 현재 1위 삼성 원태인.
[타율]
안타 많이 치면 타율왕이다. 안타 나누기 타수를 할푼리로 계산한다. 홈런도 좋고 라인 타고 흐르는 장타도 좋고 펜스 맞는 단타도 좋다. 그냥 안타 많이 치면 타율왕이 될 수 있다. 타수라는 말이 좀 애매한데 타석에 섰다고 무조건 타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볼넷이나 사구는 타수에서 빠지고, 희생번트 성공이나 희생플라이 타점 등 상황도 타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야수선택도 타수에서 빠지는데... 이러다가 야구사전급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략한다. 아무튼 어려우면 1000타석 안타수로 생각하자. 강백호는 지금 1000번 나오면 대충 안타를 394개 친다는 말이다. 현재 1위 KT 강백호.
[평균자책]
점수 적게 주면 평균자책 혹은 방어율왕이다. 낮을수록 좋은 기록이다. 예전에 한기주가 국가대표 시절에 평균자책점이 99.99로 표기된 적이 있다. 요즘은 방어율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혼용해서 쓰이다가 평균자책으로 용어가 통일된 것 같다. 9이닝 기준 수치라서 자책점 곱하기 9이닝이다. 자책점이라는 기준이 설명하면 또 복잡해지는데 쉽게 말해서 투수가 일반적으로 볼넷과 안타로 점수 주면 자책점이고 중간에 야수 실책이나 다른 상황이 섞였을 경우 실점은 맞지만 자책점이 아닌 경우도 많다. 아무튼 오직 한 경기 나와서 9이닝 던지고 자책점이 1점인 투수가 퇴근하다가 갑자기 은퇴했다면 그 투수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1.00이다. 보통 평균자책점이 낮은 선발투수가 다승 순위도 상위권인 경우가 많다. 팀이 공격도 수비도 다 못하면 평균자책은 낮은데 승수도 적은 안타까운 현실을 볼 수 있다. 롯데 꼴등 시절 손민한이나 한화 꼴등 시절 류현진이 그랬던 것 같다. 데스파이네 경기 보면 요즘 참 재미있다. 현재 1위 KT 데스파이네.
[탈삼진]
삼진을 많이 잡으면 탈삼진왕이다. 여기서 탈은 하회탈이나 각시탈의 탈이 아니다. 빼앗을 탈(奪)인데 삼진을 빼앗으니 탈삼진이다. 탈수기와 비교하면 되겠다. 빨래에서 물을 탈탈 빼앗는다. 짤순이를 생각하면 짤삼진인데 어감이 좋지 않다. 개인적으로 탈삼진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타자가 항문이 살짝 풀렸는지 움찔하면서 치핵이 팬티 표면에 살짝 닿은 사람처럼 엉덩이를 꿈찔꿈찔거리고 멀뚱멀뚱 덕아웃으로 돌아가는 삼진이다. 현재 1위 LG 수아레스.
[홈런]
담장을 많이 넘기면 홈런왕이다. 비거리와 상관없이 담장에 노란색 라인을 넘기면 된다. 좌우에 있는 노랑색 폴대를 맞춰도 홈런을 인정된다. 가끔 발사각이 너무 높아서 폴대가 있는 라인을 타고 폴대 높이보다 높게 넘겨버리면 잠시 경기장이 웅성거린다. 심판들이 대충 모여서 서로 잘 모른다는 표정으로 담소를 나누다가 가장 뚱뚱한 사람이 손가락으로 허공을 휘휘 저으면 홈런이다. 그러면 수비팀 감독이 뛰어나와 두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려다가 사각형을 그린다. 비디오 판독이 시작되지만 판독센터에서도 제대로 수직이나 수평으로 찍은 화면이 없어서 대충 시간을 보내다가 하나를 찍는다. 아무튼 홈런 비거리가 짧은 작은 경기장을 홈으로 쓰는 팀의 장타자가 유리하다. 현재 1위 NC 알테어.
[세이브]
애매하게 이기는 경기 자주 잘 지키면 세이브왕이다. 세이브 기준은 좀 복잡한데 그냥 네이버 검색 결과를 요약하면. 3점 이하 이기고 있을 때 나와서 최소 1이닝을 던지고 리드를 지킬 때, 이미 나가 있는 주자나 지금 타자 또는 다음 타자가 득점하면 동점이 될 때 나와서 리드를 지킬 때, 그리고 최소 3이닝을 던지면서 리드를 지킬 때, 세이브가 된다고 한다. 마무리 투수가 약하면 경기 후반에 똥을 싸는 팀이 많은데 요즘 KBO 프로야구는 세이브 상황 자체가 자주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든든한 마무리 투수가 없어서 경기 후반 요실금이나 변실금 증상 예상하고 팬티형 기저귀를 채우고 여분까지 여러 개 벤치에 놓고 경기하는 팀이 많은 것 같다. 싸고 버리고 난리 부르스를 추고 있다. 현재 1위 설마 아직도 역시 리스펙트 삼성 오승환.
[도루]
도루를 많이 하면 도루왕이다. 루를 훔친다며 도둑을 떠올리며 대도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한다. 가끔 도루를 해도 기록에 남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무관심 도루라고 한다. 말 그대로 무관심이다. 점수차가 너무 심하게 많이 나는 등 수비하는 팀의 내야수들이 도루를 막을 생각도 시도도 전혀 하지 않을 상황이거나 포수가 포기하는 경우인데, 이것은 경기를 지켜보는 기록원들이 여러 가지 상황을 파악하여 판단한다. 무관심도루는 야수선택으로 인한 진루로 기록된다. 현재 1위 NC 김혜성.
[WHIP]
떠블유헤이치아이피. WHIP는 Walks plus Hits divided by Innings Pitched 약자라고 하고 투수에게 적용되는 기록이다. 주자를 얼마나 많이 내보내느냐를 따지는 수치인데 1이닝 기준이다. 승리, 홀드, 세이브 등 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기록과는 달리 이것은 투수의 종합적 능력치를 비교할 수 있는 조금 더 투수 개인의 다양한 능력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비교할 수 있는 기록 같다. 이닝당 출루 허용 수치로 볼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주자를 얼마나 많이 내보내는 투수냐를 따질 수 있는 기록이다. 승리가 많아도, 평균자책이 낮아도 WHIP가 높으면 어딘가 늘 불안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실점 위험을 품고 살아가는 투수라고 할 수 있겠다. 선발로 뛰는 투수는 경기를 길게 보고 대충 범타 유도 생각하며 던질 때와 초집중 모드로 던질 때의 상황이 다르므로 WHIP 1.0~1.2 정도면 매우 좋은 평가를 받는 편이고 구원투수는 쫄깃쫄깃할 때 나오는 필승조와 패전처리가 다르겠지만 필승조라면 1.0 이상이 되면 불안해 보인다. 출루에는 볼넷이 포함되므로 다른 성적이 좋은데 WHIP가 높은 투수의 경우 주로 제구력이 들쑥날쑥해서 볼넷이 많은 경우가 많다. 현재 1위 한화 킹험. WHIP는 참 좋은데... 안타깝다.
[OPS]
오피에스. OPS는 출루율 더하기 장타율이다. OBP와 SLG를 더하면 되는데 출루가 적더라도 한방씩 날려주는 장타자가 있고 장타는 적어도 딱콩딱콩 치고 나가거나 꾸준히 볼 고르며 1루 밟아주는 타자가 있으니 출루율과 장타율은 순위표를 보면 너무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이 두 분류로 나뉘어서 따로국밥처럼 기록 대결을 하고 있어서 도입된 것 같다. 뚱뚱이와 홀쭉이를 섞어서 공평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상상하면서 학교 시험 100점 만점을 1.0이라고 기준 잡고 생각하면 쉽겠다. 80점 넘으면 좀 하고 90점 넘으면 잘하고 100점 만점을 1.0이라 생각하자. 1.0이 넘는 타자들은 100점 받고 선생님한테 선물도 받은 녀석이다. 1.0 이상은 진짜 엄청난 강타자이면서 볼넷도 잘 고르고 어떻게든 출루까지 해내고 마는 정말 그 리그의 레전드 타자로 평가할 수 있다. KBO의 OPS 순위표에는 항상 장타율 좋은 타자들이 더 높은 순위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100점 만점으로 현재 1위 NC 양의지.
[WAR]
WAR 전쟁이다 :) 헛소리 사과드리며. 우리말로 승리기여도인데 이 선수가 다른 선수보다 얼마나 더 승리에 기여했느냐를 계산하여 산출했다고 한다. Wins Above Replacement 줄여서 WAR라고 하고 WARP(Wins Above Replacement Player)라고 표기하기도 한다는데 참 애매하다. 왜냐하면 대체선수 대비라는 조건이 앞에 붙는데, 예를 들어 홍성흔이 주전을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일 덕아웃에서 늘 선수들 웃고 즐겁게 야구할 수 있게 해 줘서 그 팀이 자주 이기고 우승까지 하면 홍성흔이 승리기여도 1위가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농담이니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마시고, 타자 WAR과 투수 WAR이 있을 텐데 네이버 프로야구 메뉴에서는 타자 WAR만 메인 기록으로 노출하고 있다. 타자 WAR은 다양한 타격 기록을 바탕으로 수비 능력도 반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수비를 어떻게 수치로 표현하지? 이런 의문이 생기지만 그냥 멋있는 다이빙캐치나 개호수비만 잘한다고 수비를 잘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수비 능력을 반영한 것을 WAR라는 기록으로 평가 중이라고 하니 재미있는 것 같다. 아무튼 계산방법은 상황도 많고 수치도 많고 계산도 복잡하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마무리하자만 WAR 수치를 해석하는 방법은 지금 이 선수가 출전했을 때 다른 대체선수보다 그 수치만큼 팀의 승리가 많아진다는 희망 수치로 볼 수 있다. 1.0이면 1승 더~ 2.0이면 2승 더~ 이런 식이다. 결국 프로야구는 마지막 경기까지 순위 싸움을 하면서 반경기 차이로 가을야구를 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되기도 하지 않는가. 한두 경기 차이로 가을야구를 못하거나 준우승에 그친다면 지난 세월 모든 경기 중에 아깝게 놓친 경기가 계속 생각나고 열 받고 서럽고 우울해지는 것이니 WAR 1.0 선수 자리에 3.0 선수를 넣었다면 2승을 더 해서 우승할 것을 생각하면 은근 제대로 평가받아야 할 기록인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말이 길고 잡소리가 많았는데. 현재 1위 키움 이정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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