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갔다가 늘 마시던 레쓰비 마일드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레쓰비 캔 디자인이 새롭게 바뀌어서 봤더니 롯데칠성음료 레쓰비 출시 30주년 기념 레트로 패키지라네요. 늘 곁에 있어서 느끼지 못했는데 레쓰비가 벌써 30살이라니! 끝없이 변하고 경쟁하는 대한민국 캔커피 시장에서 살아남아 준 것도 고맙지만... 무엇보다도 가난했던 저에게 늘 양질의 카페인과 입술이 붙어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끈적한 단맛을 보급해주었던 사랑스러운 레쓰비가 참 기특하네요.
롯데칠성음료의 효자 상품. 레쓰비의 서른 살 생일을 축하하며, 신생아 시절의 레쓰비를 기억하는 레쓰비 애음자가 생일 축하 선물 대신 블루위키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던 레쓰비 18가지 TMI 모음을 적어 봤습니다. 블루위키 님도 블루, 레쓰비 마일드 캔도 블루라서 뭔가 통할 것 같고 왠지 블루위키 님도 레쓰비 자주 마시면서 방송할... 아, 요즘은 돈을 많이 버셔서 칸타타를 드시거나 그냥 스벅에 가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자, 그럼 시작합니다. 블루위키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던, 혹시 이미 알고 있었을 수도 있는... 레쓰비 30주년 기념 18가지 TMI 모음입니다.
블루위키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던 롯데칠성음료 레쓰비 TMI 모음
01. 레쓰비라는 이름에는 투게더가 생략되었다.
원래 레쓰비는 Let's Be Together 인데 줄여서 Let's Be 가 되었다. 번역하면 우리 함께 하자. 좀 더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의 마음을 담으면, 우리 캔커피를 마실 때는 조지아나 맥스웰 말고 레쓰비로 마시자가 되겠다.
02. 레쓰비는 엄청난 고카페인 음료다.
초강력 에너지 드링크인 레드불이나 핫식스가 250ml 기준 카페인 함량 60mg인데, 레쓰비는 편의점 판매용 200ml 기준 무려 85mg 카페인 함량을 자랑한다. 레쓰비 캔에 보면 고카페인 함유 공지와 총 카페인 함량이 적혀 있다.
03. 레쓰비는 콜롬비아 흙탕물이 아니다.
다른 커피 제품과 비교해서 너무 저렴한 레쓰비 가격 때문에 콜롬비아의 맛있는 흙탕물을 담아 판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레쓰비는 분명히 제대로 만들어진 맛있는 커피 음료 상품이다.
04. 레쓰비가 원목 식탁 기스를 제거했다고?
지금은 찾을 수 없지만 과거 어느 가정의 실제 후기였다. 고급 원목 식탁을 쓰다가 자녀의 실수로 식탁 표면에 큰 기스가 생겼는데 아버지가 먹다 남은 레쓰비를 끈적하게 만들어서 기스 자국을 메우니 완벽히 해결되고 광택도 났다는 사건.
05. 피시방 납품 레쓰비 마약 성분 함유설
과거에 피시방 납품용 레쓰비를 마신 야간 정액 고객들 사이에서 돌았던 소문. 새벽에 레쓰비를 마시고 스타를 하면 메딕 없이도 마린과 파벳이 죽지 않고, 두 캔을 마시면 옵저버 없이도 다크와 러커도 눈에 보이는 증상이 있었다고...
06. 레쓰비는 매년 4억 캔 이상이 팔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인구가 대략 5,000만 명이니까 대한민국 국민은 1년에 1명당 레쓰비 8캔은 마시면서 살고 있다는! 편의점, 휴게소, 모텔, 자판기 등 우리 일상 곳곳에 4억 캔의 레쓰비가 살고 있다. 난 매년 100캔씩 3,000캔 정도 마신 것 같다.
07. 처음 출시되었던 레쓰비 삼총사는 모두 잘 팔리지 않았다.
롯데칠성음료는 레쓰비 마일드, 레쓰비 콜롬비아, 레쓰비 레귤러 등 삼총사를 출시하며 커피전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던 캔커피 시장에 도전캔을 던졌으나 잘 팔리지 않았고, 시장 점유율 20%에 그쳤다.
08. 레쓰비 삼총사 당시 콜롬비아 커피를 강조했으나 실패했다.
그대로 쓰겠다. 레쓰비는 캔에 담긴 콜롬비아 커피입니다. 콜롬비아 카페가 왔습니다. 캔커피 맛이 달라졌다. 레쓰비 콜롬비아 풍부한 맛! 레쓰비 마일드 부드러운 맛! 레쓰비 레귤러 진한 맛! 하지만 삼총사의 맛 차이는 크지 않았다고 한다.
09. 레쓰비는 더 맛 없게 만들어서 더 잘 팔렸다.
레쓰비 삼총사의 판매가 부진하자 콜롬비아 원두의 깊은 맛과 향 따위 버리고 제품의 맛과 마케팅 방향성을 젊은이의 감성과 사랑에 맞췄다. 그래서 커피 맛 역시 달콤한 사랑처럼 달고 또 달게 더 달고 달게 바꾸었고 너무 달게 되었다.
10. 레쓰비 옛날 광고는 지금 보면 토가 쏠린다.
90년대 당시 손과 발이 오그라드는 사람은 있었지만 토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본다면 너무 아름다워 토가 쏠린다. 저 이번에 내려요... 라는 광고가 유명한데 요즘 같으면 미친 관종 취급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 그런데 레쓰비의 단맛처럼 은근 중독성도 있으니 유튜브에서 레쓰비 옛날 광고를 검색해서 감상해보는 것 추천.
11. 레쓰비는 원두커피가 아니다.
90년대 초반 레쓰비에 콜롬비아 원두가 사용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콜롬비아 원두로 만든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콜롬비아 원두를 쓰면 레쓰비는 그 가격에 팔 수 없다. 현재 브라질과 베트남 인스턴트 커피를 섞어 만든다.
12. 레쓰비 원재료 중 유일하게 강조 처리한 것이 있다.
레쓰비 마일드를 구입해서 캔 뒷면을 살펴보면 글자들이 엄청 바글바글 가득한데, 그 중 원재료 리스트에서 유일하게 강조 처리된 항목이 있다. 그것은 우유함유! 그래서 우유에 민감한 사람들은 레쓰비 마시면 바로 설사 신호가 온다.
13. 레쓰비의 유통기한 때문에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레쓰비의 유통기한은 12개월인데 우유 1.5g 정도가 함유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우유제품이므로 유통기한을 15~20일 정도로 조정해야 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아직 협상 중인지 모르겠으나 함유량이 적어 우유함유 강조로 마무리된 것 같다.
14. 레쓰비는 온장 냉장 보관 모두 가능하다.
캔커피라고 모두 온장 보관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레쓰비는 온장 보관이 가능하고 레쓰비 캔에도 HOT & COOL 표기가 되어 있다. 단, 온장 보관은 14일 이상 금지인데 온장고 깊숙한 곳의 레쓰비는 1개월 이상 방치되기도 하니 주의하시라.
15. 레쓰비는 러시아 국민커피다?
롯데칠성음료는 레쓰비를 가지고 러시아 상륙작전을 펼치는데, 러시아 사람들의 입맛에 딱 맞았는지 함께 상륙한 밀키스와 함께 무려 80% 점유율을 찍기도 했다고 한다. 소문에 따르면 온장고를 함께 제공하는 마케팅으로 성공했다고...
16. 레쓰비 패트병 제품도 있다.
오래전에는 레쓰비 마일드 파란색 캔 제품도 대용량 페트병이 생산되었다. 당시 야근 많은 웹에이전시나 게임업계의 개발자들에게 물보다 많이 마시는 히트상품이었으나 지금은 레쓰비 그란데 제품 등 일부 라인만 페트병으로 판매되는 듯.
17. 칸타타 출시 후 레쓰비 왕따설
롯데칠성음료가 2007년에 프리미엄 캔커피 칸타타를 출시한다. 당시 레쓰비 왕따설이 돌 정도로 칸타타 마케팅에 집중하고 레쓰비는 버린 자식처럼 취급하는데... 다행히 왕따는 강했고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잘 팔리는 기적을 만든다.
18. 레쓰비 마일드는 5가지 이상의 용량으로 생산된다.
우리가 주로 만나는 편의점 레쓰비 마일드는 190ml 혹은 200ml 증량 제품이 많다. 150ml, 160ml 등 업소용 제품은 주로 숙박업소 냉장고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가끔 240ml 대용량 제품도 있는데 은근 양이 많아서 다 마시면 배부르다.
여기까지 블루위키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던 레쓰비 18가지 TMI 모음이었습니다. 롯데칠성음료 홈페이지와 공식 블로그, 레쓰비 캔에 표기된 내용 등 정확한 사실로 작성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 외에 오랜 세월 레쓰비를 사랑하고 지금도 매일 마시는 레쓰비 마일드 애음자로써 주변에서 듣거나 인터넷에서 봤던 흥미로운 소문도 포함되었으니 오해는 없으시길! 레쓰비의 서른 살 생일을 축하합니다. 영원히 레쓰비의 맛있고 치명적인 단맛을 느끼고 싶어요. 사랑해요 레쓰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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