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흰색 하허호 K5를 과학이라고 부르죠. 저도 운전하면서 자주 느끼는 과학이지만, 사실 저는 K3, K5, K7 디자인을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최근 가장 예뻐다고 생각했던 K7는 단종된다더니 K8이 등장했지요. 궁금해하던 중에 오늘 기아에서 카톡을 하나 보냈더라고요. 기아의 캬TV에서 실시간 라이브로 진행했던 K8 온라인 쇼케이스 링크도 있었어요. 홈페이지 홍보 페이지와 유튜브 쇼케이스를 보니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기본적으로 K8 디자인 자체가 웅장하면서도 섬세하게 잘 빠진 것 같고, 홍보용 이미지도 디자인을 잘 살리면서 촬영된 것 같은데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홍보 카피를 읽고, 홍보영상 나레이션을 듣다가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홍보 마케팅 부서에서는 이번에 출시된 기아 K8에 대해 자신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확신도 욕심도 없이 억지로 대충 막내 카피라이터 야근시켜서 짜낸 느낌? 제가 민감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느끼며 토가 쏠리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차는 잘 만들어 놓고 왜 이러는 것일까요? 많이 안타깝고, 기아 최악의 마케팅 패배작이었던 스팅어와 동급으로 느껴질 정도로 K8의 장점을 하나도 설명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감은 낯선 곳으로부터
The Outstanding, The Kia K8
: 영감은 올드해보이고 나머지 단어는 낯설고 어렵다. 기아 앞에 더는 갑자기 왜 붙는지도 잘 모르겠다.
어색하고, 낯설고, 모든 새로움은 그렇게 시작합니다.
지금 K8과 낯선 여정을 함께 하세요.
: 모든 새로움이 어색하고 낯설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스팅어 카피 쓴 사람이 쓴 것처럼 너무 추상적이다.
혁신적 아름다움이 하나의 라이프가 되는 순간
K8의 새로운 변화를 만나보세요.
: 카피라이터의 스트레스가 잘 반영된 카피로 보인다. 짜집기하느라 너무 고생하셨을 것 같은 단어 조합이다.
낯선 것으로부터, 모든 새로움이 시작됩니다.
K8이 받은 영감을 경험해보세요.
: 다시 낯설고 어렵게 소비자를 교란시키며 영감이라는 올드한 경험으로 마무리한다.
위에 적어 놓은 것처럼, 기아 홈페이지 K8 홍보카피는 스스로 확신도 자신감도 욕심도 없이 K8를 맘대로 상상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스팅어 광고 시리즈와 정말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같은 사람이 총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네요. 그리고 시리즈로 제작된 홍보영상은 홈페이지 메인에서 플레이될 때 화질이 너무 구려서 K8의 웅장함을 초라하게 만들어 버리고 있습니다.
또한 홍보영상과 함께 흘러나오는 나레이션은 듣다가 토가 쏠릴 수 있으니 조심합시다. 그랜저 최신 광고에서 토가 쏠렸던 성향의 고객이라면 이미 토사물이 턱을 타고 흐르고 있을 것 같아요. 녹음 현장에 억압적인 분위기가 있었는지 성우들 목소리도 자연스럽지 않고 어딘가 눈치보며 참여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상으로 2021년 가장 기대되는 기아 K8 사진 구경과 홍보카피 감상을 마치며, 유튜브 KIA 캬티비에 있는 K8 온라인 쇼케이스를 감상하시며 마무리하겠습니다. 너무 기대하다가 차는 마음에 드는데 홍보가 아쉬워서 궁시렁거렸네요. 죄송합니다.
www.youtube.com/watch?v=KYAgfkyakzc
궁시렁 추가사항입니다. 정말 왜 이랬을까요? 쇼케이스 중간에 인사이드아웃이라고 지오디 박준형과 샵 이지혜가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도 좀 충격입니다. 고생해서 준비한 K8 프로젝트를 완전 싸구려로 보이게 만드는 마법을 부립니다. K8의 홍보 방향이 원래 이런 것이었다면 차 이름도 K 버리고 키읔 넣어서 ㅋ8 같은 네이밍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차 이름까지 가볍게 갈 마음이 없으셨다면 홈페이지부터 인쇄물 등 모든 홍보물까지 돼지갈비 홈쇼핑 느낌으로 촐랑거리면서도 먹음직스럽게 제작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네요. 에구궁, 또 흥분해버렸네. 결론은 2021년 4월 현재, 제가 준대형 세단을 산다면 K8를 가장 고르고 사고 타고 아끼고 싶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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