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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하는 날

 

제가 사는 동네는 매주 목요일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배출합니다. 나름 열심히 분리배출을 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조금 더 신경 써서 참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파트 경비 아저씨께서 하신 말씀 덕분이었는데요. 사실 동네 주민 중 분리배출 규칙을 어기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저를 포함한 다른 주민들이 바로 옆에서 열심히 분리배출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대충 던지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지요.

 

당신은 버려라. 나는 치우겠다.

 

그날은 경비 아저씨가 박스에 붙은 접착테이프와 택배용지를 일일이 손으로 떼고 있는데 펼치지도 않고 테이프가 주렁주렁 매달린 박스를 경비 아저씨 옆에 던지고 가던 녀석이 있었습니다. 경비 아저씨는 그렇게 버려져 쌓인 박스들을 정리하고 있었고 보다 못한 제가 궁시렁거리며 그 녀석이 버린 박스를 펼치고 테이프를 떼고 있었죠. 경비 아저씨가 고맙다고 하시길래 제가 그 녀석 욕을 잠시 했더니 뜻밖의 대답을 하셨습니다.

 

매주 플라스틱 분리배출 포대기에 캔이나 스티로폼까지 버리고 가는 녀석이 있다.

 

매주 목요일이면 하루종일 재활용 쓰레기 정리할 것이 많아서 힘들지만 우리는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해요. 지금처럼 잘 지켜주고 도와주는 분들께 참 고맙죠. 규칙을 어기는 주민이 더 많고 가끔 예의조차 없이 우리를 천대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면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당신은 버려라, 나는 치우겠다. 당신이 대충 버려도, 내가 잘 정리하면 된다. 이런 답변을 듣고 있으니 아까 그 녀석이 더욱 미워지지만 앞으로 조금이라도 더 도와드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앞으로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에 더욱 신경 쓰기 위해서 첫 번째로 본격 시작한 것은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입니다. 공식 명칭은 무색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시행. 2020년 12월 말부터 시행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동안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 살다가 아이들 수업시간에 나온 내용을 보고 아이들과 함께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아주 간단할 수 있지만 정확한 규칙을 알고 분리배출하면 재활용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겠죠.

 

환경부와 서울시 등에서 공지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찾아보았던 것도 함께 써봅니다.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에 나 하나쯤이야 하면서 혼자서라도 동참해주실 분들은 아래 내용 참고하셔서 지금 당장 실행해봅시다. 이게 지역마다 공지한 내용도 조금씩 달랐던 것 같은데, 명확히 통일시키지 않고 규칙을 전파했다는 사실이 많이 안타깝지만 큰 흐름은 같아서 서울시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환경부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공지

 

무색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시행

 

1) 대상 : 음료와 생수

2) 기준 : 무색 투명 페트병만 담아서 별도 분리배출

3) 방법 : 내용물 비우고 라벨을 제거하고 압착하여 배출한다.

 

가장 먼저 비우고 헹굽시다. 라벨은 떼서 비닐로 처리.

 

생수는 거의 무색 투명 페트병이라서 무조건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대상입니다. 브랜드에 따라서 라벨이 잘 떨어지는 녀석이 있고 더럽게 안 떨어지는 녀석이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를 공격할 생각은 없지만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더 잘 알겠죠. 제발 라벨 좀 잘 떨어지게 만들어 봅시다. 다 마시고 쓱 당기면 접착제 흔적도 없이 딱 떨어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롯데 아이시스는 아이시스 ECO라고 비닐라벨 완전 제거한 제품도 생산한다고 뉴스를 본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 집은 보리차 끓여 먹어서 아직 아이스티 에코 제품을 사 먹어보지는 못했어요.

 

음료 중에 페트병 자체에 색깔이 있는 것이 있어서 좀 신경 써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이다 페트병의 경우 예전에는 대부분 초록색 페트병을 사용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무색 투명 페트병으로 바꾸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매우 긍정적인 변화인 것 같습니다. 또 콜라나 환타는 처음에 까맣고 주황이라고 색깔 페트병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다 마시고 보시면 무색 투명 페트병이 맞아요. 시원하게 다 드시고 시원하게 탄산 트림 배출 후 물 조금 넣고 촥촥 흔들어서 헹구고 잘 비운 다음 분리배출하시면 되겠습니다.

 

페트병 뚜껑은 닫으라는 곳도 있고 뚜껑 고리까지 분리하라는 곳도 있어요.

 

여기서 궁금한 점... 뚜껑은 어떻게 하나요?

 

무색 투명 페트병은 확인했는데 망할 뚜껑에 색깔이 있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요? 환경부에서 배포한 포스터를 보면 비우고 헹구고 라벨 떼고 압착한 후 다시 뚜껑을 닫아서 밀봉하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지역 사람들은 뚜껑과 페트병 주둥이에 목걸이처럼 붙어 있는 뚜껑과 붙어 있던 부품을 절단해서 별도 플라스틱으로 배출하는 것이 완벽한 방법이라고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저도 뚜껑 관련 부분 일일이 커팅해서 버리느라 고생도 하고 손을 다친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어떤 내용이 최종 정답이고 실제 자원 재활용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서울시에서 제공하고 있는 자원 재활용 콘텐츠 중 똑같은 궁금증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찾았는데요. 정답은 가정에서 개인이 뚜껑 고리까지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고 분리배출된 페트병을 수거해서 파쇄 및 세척하는 과정에 비중의 차이를 이용해서 충분히 분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이런 세밀한 분리까지는 서울시에서 할 테니 여러분은 뚜껑과 뚜껑고리가 포함된 무색 투명 페트병을 모아만 달라는 것이죠. 여기까지 무색 투명 페트병에 대한 분리배출 방법과 궁금했던 뚜껑과 뚜껑 고리 해결방법이었습니다. 즉, 뚜껑과 뚜껑 고리는 분리하면 더 좋고 힘드시면 생략해도 서울시에서 책임지고 분리하겠다는 것인데요.

 

환경재단의 전문가 인터뷰 영상도 찾아보고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1. 라벨은 무조건 분리해야 한다.

2. 페트병이 압축된 상태로 배출되는 것이 중요하다.

3. 뚜껑 관련 부품은 처리 과정에서 분리가 가능하다는 사실!

4. 즉, 찌그러트린 상태에서 뚜껑을 닫아서 배출하는 것이 좋겠다.


간단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쓰다보니 복잡해보이네요. 비헹분섞이라는 캠페인이 생각납니다.

 

비헹분섞!

 

비우고 / 헹구고 / 분리해서 / 섞이지 않게

 

환경부와 각 지역 담당자를 믿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이미 사용한 페트병이라면 무색이던 유색이던 상관없이 비헹분섞 합시다. 가능하면 찌그러트려서 뚜껑을 닫아서 압축된 상태로 버려보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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